방 안에 들어서니 서툰 글씨의 메모가 눈에 띄었다.
"뜻을 이루지 못한 자여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땅에서 맴도는 자여
수증기인가?
구름인가?
아니 아니
그대의 이름은 안개로다"
'엥! 우리 아들이 이런 (명)시를?'
"야! 이거 누가 썼냐?"
"예에, 휘수가 만화교과서에서 베낀거예요"
쩝쩝! 그러면 그렇지.
하도 재미있어 여러번 읊게 하여 외웠다.
초등 2년 아이도 퍽 재미가 있었나보다.
심심할 때 '안개송작렬!"하면 즉시 터지고,
나는 웃는다.
마음의 땅에서 늘 피어오르는 안개!
그 뒤에 밝게 빛나는 태양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태양의 힘으로 안개는 걷힌다.
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