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편지는 토요일 저녁 박목사님과의 영상채팅을 마치고 나서 아프리카 가나의 장만길 목사님 사모님께서 박목사님께 보내온 메일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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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인터넷을 통하여 주일 낮 설교를 대할 수 있고, 또 컴퓨터를 통해 한국교회의 이런저런 소식들을 접하게 되어서, 예전처럼 더 이상 한국이 멀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지난 1월 수양회를 계기로 하나님을 향하여 막혀있던 생각들을 말씀으로 녹여 주셔서, 교회나 종이 마음에서부터 더욱 가깝게 하시고, 더더욱 인터넷 주일설교로 모든 것이 시원하게 뚫린 기분입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조금 전에 너무 감격스러운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꿈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지난 98년 8월쯤 목사님 사모님께서 다녀가신 후, 저희들은 기껏해야 사진을 통해서나 종을 뵐 수가 있었는데, 얼마 전 주일날 인터넷 설교로 목사님은 뵐 수가 있었지만, 사모님은 꿈 속에서나 뵐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직접 사모님도 뵙고 목소리를 들으니까 마치 저희들이 한국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너무 짧았지만, 이것도 복에 겨운 투정이지요.
흥분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가나 시간 1시 30분부터)
아침부터 유나 아빠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중간에 인터넷 사용에 문제가 생겼는 지 (오전 11시 30분쯤) 유나 아빠는 마치 이성을 잃은 것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컴퓨터 회사 직원에게 전화로 간절히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래서 1시쯤 다시 연결이 되었습니다. 비록 중간 중간에 화면이 정지되고 잠깐씩 끊어지기도 했지만, 거의 양호한 상태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려서, 2시간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직 컴맹이지만. 이제 컴퓨터가 한국 교회를 담고 있는 보물함으로 보입니다. 그것을 열면 그 속에서 교회와 종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그 속에서 제 영혼이 쉼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주일날 설교를 인터넷을 통하여 생중계로 볼 때, 저희들은 매주 일요일 새벽 1시부터 시청해야 합니다. 지난주에는 큰 용사 기드온, 38년 된 병자에 대한 말씀을 들었고 또 미국 학생 세 명에 대한 목사님의 간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형제들의 별명이 "Tomorrow about this time" 이 되었습니다. 목사님 마음 안에서 그 형제들을 보니까 다르게 보였습니다. Matthew는 아예 각오하고 머리를 군인아저씨 처럼 짧게 자르고, 테마옆에 있는 난민촌 비슷한 "Ashaiman" 라는 곳을 가나형제와 둘이서 전도구역으로 담당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 지역에 들어 갈 때 악취를 견디지 못해 코를 막고 가끔 코를 하늘을 향해 숨쉬었다가 또 막고 하면서 다녔는데, 이제는 코 막는 것도 잊어버리고 얼굴은 빨간색에서 누런 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구역예배 때에는 그곳 형제 자매들이 준비한 현지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냥 굶은 상태로 1시간 거리를 걸어서 들어오는 것을 봅니다. 세 명의 형제들이 처음 보다는 땀 도 많이 안 흘리고, 환경에는 많이 적응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희 보다 현지 음식을 더 잘 먹는 편입니다. Terry는 가는 곳마다 강팍한 영혼들을 만나서.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기대 했던 마음을 하나님이 제거하시고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이끄시는 것을 봅니다. 반면에 Terry는 밖에 나가서 한번도 굶고 온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대접을 받아서 배탈이 날 지경입니다. Norio는 얼마 전에 생일이었는데, 미국에서 그의 엄마가 21번째 생일을 축하한다고 21달러를 보내어 왔습니다. Norio가 그 물질을 선교학교 반장한테 냈는데, 마침 선교학교 음식이 다 떨어져 그 물질로 학생들이 옥수수 한 자루를 사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제는 교회 뜰 앞에 심었던 사탕수수를 형제들이 추수했는데, 미국 형제들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얼마나 잘 먹던지 !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형제들이 갖고 있던 경험되었던 삶의 틀이 하나씩 내려나 지면서 그 만큼의 자유를 누리는 것을 봅니다. 세 명의 형제들이 분명히 "Tomorrow about this time"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길 안에 저희도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 지난 가나수양회 이후 며칠 지나, 유나 아빠는 요통으로 거의 3주간 집안에만 있었습니다. 방안에서 꼼짝을 못하고 엎드려서 말씀 테이프만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엎드린 상태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집안을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다니기도 하고...., 하나님이 정하신 일이 라고 생각하니까 참 평안하고 감사했습니다. 건강했으면 벌써 바쁘게 움직일 사람인데, 하나님이 정말 우리 영혼을 사랑하셔서 따로 기도원에 갈 필요 없이 말씀만 계속 듣게 하셨습니다. 꼭 수양회를 연장시켜서 교제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그를 보이지 않는 줄로 묶어서 꼼짝 하지 못하도록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전에도 가끔 요통이 있었지만 이번만큼 적은 충격으로 오래간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많이 좋아졌고, 저희 마음에서는 다 나았습니다. 내일모래 월요일부터는 저희 테마에서 연합 전도 집회를 갖게 되어 있어 지역 전도자들도 다 모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의 교제가 기대가 됩니다. 지난 주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38년 된 병자에 대하여 한 주 내내 깊이 생각이 되었습니다. 금요일(어제) 주님이 제게 그 말씀에 대해 믿음을 주셨습니다. 3년 8개월도 아닌 30년하고 8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있었던 그 사람처럼 저도 습관처럼 오래도록 굳어져 있는 생각들이 있고 내가 일어날 힘이 있고 걸을 만 해야 걸을 것 같은 내 자신이라는 형편에 맞추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미 주님 안에 갖추어 진 능력의 세계를 경험하며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님이 일어나라고 하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종의 약속 안으로 들어가 있으므로, 종이 복음을 향해 온갖 형편을 딛고 일어나시고 달려가시듯 나도 일어나 달려가게 되겠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말씀을 들을 때, 능력을 경험한 것이 아니고, 그 말씀을 의지해서 일어나면서 새로운 힘을 체험했듯이 교회가 달려나가는 부분에 저도 시작을 하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 화상 채팅은 마치 하늘나라 방송국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감격스럽고 행복한 토요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목사님, 사모님 다음 토요일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0년 3월 4일 가나에서 김인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