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그라시아스합창단 정기연주회가 고양 아람누리 아람 음악당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보리스 아발얀을 모시고 함께했는데, 한마디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지휘자의 열정적이고도 절제된 몸짓, 모든 것을 음악 한 곡 한 곡에 담아내려고 마치 사투를 벌이는 듯한 모습은 그가 이미 최고의 지휘자인 것을 증명했고, 보는 이들에게 전율을 느끼게 했다.
지휘자 보리스 아발얀의 손짓 하나 하나에 그라시아스 단원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께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음악의 세계가, 너무 환상적이었다.
그라시아스 단원들의 원곡에 대한 음악적인 해석과 그것을 전달하려는 수준 또한 아주 뛰어났다. 감히 숨소리 조차 낼 수 없었던 1부와 흥분과 기쁨으로 기립박수가 있었던 2부...
합창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 그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을 정도였다.
먼저 1부의 솔로와 듀엣곡을 들으며 깜짝 놀랐다.
한층 성숙한 음악적 매너와 성량, 곡에 대한 애착이 담긴 노래를 들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지휘자 보리스 아발얀에게 어떤 혹독(?)한 훈련을 받았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몇 개월 사이에 이런 훌륭한 음악이 나올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박목사님의 메시지에 담겨있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언제나 가르쳐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서 자신을 비워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신을 비워내고 온전히 하나님을 찬양했기에 더욱 아름다운 시간.
마치 천사들이 하늘 문을 열고 고양 아람누리 음악당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같았다.
이번 공연에서 하나님이 준비해주신,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돌아와서 더욱 기뻤다.
그중 소프라노 전원희와 테너 우태직의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3막 곡과 바리톤 송일용의 롯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수준급이었고, 한국의 성악가로서 손색이 없을만큼 훌륭했다.
김규환의 <남촌>과 현제명의 <나물캐는 처녀>를 합창으로 들을 때는 마치 대자연의 벌판 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대며 두팔벌려 마음껏 바람을 맞는 듯 착각이 일어날 만큼, 음악이 감미롭고 아름다웠다. 한순간 한순간이 아쉬울 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송일용의 깊어진 음색과 우태직의 열정, 전원희의 성숙하고 드라마틱해진 목소리, 윤대현의 마림바, 한선교의 트럼펫 등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그들을 새롭게 바꿔가시는 것이 놀라웠다.
2부의 합창 한곡 한곡 흠뻑 빨려들어갔는데 헨델의 "할렐루야"가 마치자 마자 기립박수가 터졌고 앵콜곡이 이어진 뒤에도 기립박수는 여전했다. 그동안 얌전히(?) 감상하던 모든 분들의 가슴이 벅차올라 일시에 가슴이 터져버린 듯 "브라보"를 외치며 함성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그 광경 또한 장관이었다. 관람하신 모든 분들이 흥분했고 음악당 전체가 열기로 뜨거웠다. '이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다니!!'
그리고 어떤 음악회에서도 들을 수 없는 박옥수 목사님의 짧은 메시지 전달이 있었다.
소망에 대한 메시지로 사막을 걸어가던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어떤 형편과 어려움보다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소망이 클 때 형편을 이기듯이, 극한 어려움과 형편이 그라시아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었지만 하나님에 대한 소망으로 넉넉히 이겼던 아름다운 간증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우리도 그렇게 일하실 하나님을 마음에 소망해 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해가 바뀔수록 더욱 새로와지는 그라시아스, 언제 어디서나 또다시 그들을 만나러 어느 공연장이든 달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