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에 관광단과는 별도로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 성경세미나에 참석했다. 서너 달 전부터 달력에 표시를 해 놓고 흥분된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었다. 이번 성경세미나 기간동안 기쁜소식뉴욕교회에서 머물고 싶었는데 전화를 드렸더니 기꺼이 받아 주셔서 고마웠다. 내가 교회에 도착한 시간은 14일 밤 9시가 좀 넘었을 때였다. 말로만 듣던 뉴욕교회. 유대인 회당으로 사용하던 건물로서 실내 공간도 넓고 용도에 맞는 여러 가지 시설과 방들이 있어서 하나님이 준비해 두신 곳임을 알 수가 있었다. 교회 컴퓨터실에는 대여섯 분의 사역자님들이 인원 수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여기 저기 연락하느라 분주했다. 많은 여행가방들과 사람들로 비좁기는 했지만 컴퓨터실에서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형제자매들의 관심이 뉴욕에 집중돼 있고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서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현장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미국에 파송된 70여 명의 GNC 대학생들이 뉴욕에 모여서 성경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엇이든지 시켜주기만을 기다리는 듯 즐거운 표정으로, 또 긴장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학생들이 젊음을 복음 앞에 드리는 모습이 참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만약 이들이 이 곳에 있지 않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실 한국에서 도에 지나칠 정도로 타락한 삶을 사는 대학생들을 나는 흔히 보아왔다. 미국에 파송된 GNC 대학생들은 이번 성경세미나 기간동안에 백 명 이상 전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금까지 계속 미국 시민들에게 전도해 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신앙생활과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GNC 프로그램보다 더 좋은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월 15일, 성경세미나 시작 하루 전날 승합차를 타고 메디슨스퀘어가든으로 향했다. 해저터널인 Mid Town Tunnel을 통과하자 맨해튼에 이르렀다. 삭막하리만큼 빌딩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시였다. 세계 상업·금융·문화의 중심지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거리거리마다 가득했다. 말로만 듣던 102층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눈에 띄었다. 메디슨스퀘어가든은 오랜 전통을 지닌 유명한 경기장이며 수많은 스타의 공연과 농구, 테니스, 복싱, 레슬링경기 등 각종 경기 및 아이스쇼 같은 이벤트가 개최되는 곳이다. 공연장에 방송시설은 일체 메디슨스퀘어가든 직원들이 설치했다. 그 어느 것 하나 선교회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정도로 규정이 까다롭고 엄격했다. 선교회 숙달된 스탭들이 단 숨에 해 치울 수 있는 일도 비싼 임금을 지불하고 메디슨스퀘어가든 직원들에게 맡겨졌고 하루 종일 걸렸다. 5천5백석 규모의 공연장은 사석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벽했고 말씀을 경청하기에 편안한 장소였다. 천장 조명은 백열등으로 줄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마치 꽃밭처럼 아름다웠다.
16일 오전, 성경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2천여 명이 메디슨스퀘어가든에 몰려 들었다. 9.11 테러로 긴장한 미국 정부는 어느 곳을 가든지 철저한 검색을 실시했다. 이곳 역시 경비요원들이 모든 사람들의 소지품을 검색한 후 입장 시켰다. 불신이라는 게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운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성경세미나는 박영국 목사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영어로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 동안 크고 작은 국제적인 행사로 선교회가 급성장 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쉽고 우리가 자주 부르는 찬송가를 위주로 찬송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호흡으로 섬세하고 부드럽게 전해지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찬송에 감동해 모든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박옥수 목사님은 삶 속에서 실제 경험한 간증위주로 말씀을 전했다. 그냥 말씀을 전했다기 보다는 미국 시민들을 향한 간절한 호소였다. 성경 구절 속에 내재된 하나님의 마음을 자세히 풀어서 전했을 때 미국 시민들은 뜨겁게 반응했고, 말씀 앞으로 돌이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 말씀은 내가 한국에서 자주 들었던 말씀과 달리 내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삶에서 돌이켜 나를 버리고 하나님만을 바랄 수 있도록 나를 이끄셨다.
내가 메디슨스퀘어가든 주변에서 전도하면서 미국인들과 대화를 하며 이들이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국민임을 느꼈다. 뉴욕타임즈에 박옥수 목사님의 기사가 격주로 게재되고 있다고 소개하면 그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어떤 사람은 뉴욕타임즈 속에 있는 박옥수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 담긴 면만 따로 접어서 가슴 호주머니 속에 넣으며 "이 글을 꼭 읽어 보겠다"고 했다. 지금 당장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찌라도 뉴욕타임즈에 실린 말씀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님 앞으로 돌아올 것인가를 생각하면 감격스럽다. 지금 메디슨스퀘어가든 성경세미나는 끝났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중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씀대로 그 동안 뿌려진 말씀의 씨앗에 싹이 나고 나무가 자라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세계 선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취재 현장에서 일 주일은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뜨겁게 하는 복된 시간이었다.
글. GNN 이경석 기자(imkslee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