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까지 땀 적셨던 부담의 옷을 벗고/조성기(55세,의왕)
서울대전도집회가 끝나고 11월 13일부터 의왕은혜교회에서도 후속집회가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사회를 보시고 장년 형제님들이 말씀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인생과 하나님, 죄와 율법, 심판과 멸망, 참된 회개, 그리고 복음, 이렇게 다섯 가지 테마를 가지고 말씀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구원 받은지 1년 남짓한 저는 3일째 “심판과 멸망”에 대해 전하기로 했지만 걱정스러웠습니다. ‘구원간증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기간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8년간 다녔던 금융기관에서 2005년에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그만 뒀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등산 정도의 취미생활로 여생을 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곤고했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빈틈없이 열심히 살아온 생활이었지만 ‘인생이란 게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것이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제 아내와 딸 그리고 목사님의 부단한 권유로 작년 여름수양회를 다녀왔지만 마음에서부터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들었었습니다. 그 후 ‘죄사함 거듭남의 비밀’ 책을 보면서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 9월 4일 처음으로 교회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10월 13일 인천대전도집회를 통해 구원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교회에 불신으로 가득했기에 세상교회는 모두 같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가르침이라면 나 스스로도 노력에 따라 할 수 있으며 구태여 돈과 시간을 드려 교회까지 가야 되는가’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거와 달리 기쁜소식선교회는 다른 모습과 다른 말씀이 있었고 사역자님들의 드러난 생활이 나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죄와 범죄도 구분하지 못했던 나였고, 자신을 믿고 사는 어리석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구원 받자마자 그동안 다녔던 은행에서 경력직원 채용에 있어 응시해 합격되었고 퇴직한 해에 같은 직장을 다시 들어 가게 되는 기쁨을 구원과 같이 배로 주셨습니다.

의왕은혜교회는 12,3명이 가족을 중심으로 모두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작은 규모의 교회입니다. 저는 자주 구원간증과 생활간증을 교회 앞에서 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만에 예배를 위한 기도를 하게 되었고 9개월 되었을 때 교회 재정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구역장이 빈 구역에서 구역장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대상에 올라 심판과 멸망에 대해 말씀 전할 것을 생각하니 부담스러웠습니다. 하나님은 한 가지 일이 적응되기도 전에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고 끊임없이 내 자신의 부담을 넘게 하셨습니다. 한계 속에 같혀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쟁기를 잡은 자는 뒤를 보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돌아볼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한 동안은 이 나이에 이런 생활을 해야 되는가 싶었습니다. 목은 뻣뻣하여 고개가 숙여지지 않았고, 아멘은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기도하면서 버벅거리기라도 하면 기도를 듣는 내손에 땀이 고였었는데, 내가 기도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약하고 부담스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기도를 글로 써서 읽고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용기였습니다. 싫다고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모습으로 기도를 할 것인가. 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자신이 부인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머리로만 알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갇혀 머물러 있는 것을 하나님은 가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처음으로 목사님을 모시고 구역예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찬송도 인도하고 시작 기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 드디어 구역예배 찬송이 시작되었고 마음에서부터 긴장됐습니다. 손에 땀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연신 땀을 닦아 보지만 이미 엎어진 물. 벗어나고 싶은 내 마음과 “언제까지나 두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겠는가”하는 말씀이 동시에 들렸습니다. 찬송이 끝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보지 않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땀은 냇물처럼 흐르고, 목욕탕에서 나온 사람처럼 온 얼굴에 흠뻑 땀이 흘러 내렸고 바지까지 젖어 버렸습니다. 내 자신이 정확하게 적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에게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씀을 수없이 들었지만 그동안 한번도 문을 열고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그 한계를 넘어서야 했지만 늘 습관대로 살았기에 내 스스로는 넘어 설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몸에서 뭔가 빠져 나간 듯 하면서 바로 안정과 쉼이 찾아 왔고 평생 동안 남 앞에 나서지 못했던 부담을 떨쳐버렸습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집회가 다가올수록 형제님들의 부담스런 목소리가 나왔지만 어김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아들의 손에 이끌러 절에 다니는 어머니가 오셨고 아버지의 설교에 구원받지 못한 자녀들이 집회에 참석했고, 교회와 멀어졌던 분들도 나와 말씀을 들었습니다. 자매님들은 간식을 준비하고 청년과 학생 주일학교는 춤과 악기와 찬송을 불렀습니다. 작지만 아름답게 교회 안에서 연합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순서대로 말씀을 전하기 위해 강대상에 선 형제님들의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모든 게 부족하고 연약한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가족들에 마음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저는 말씀을 전하는 한 시간 가량 식은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준비한 말씀을 다 전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을 예비하던 20여 일 동안 하나님은 내가 성경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말씀을 읽는 동안 ‘나는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을 찾지도 않는 자’의 모습도 보여 주셨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면서 정신적으로 허무감과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실족하거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는 50대 중반의 인생이 이제 시작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년에 내가 할 수 있는 신앙과 일을 찾았다는 만족감을 갖게 했습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으면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는데, 그동안 쉼 없이 내 자신을 세우고 살았던 삶이 이제는 허물어지고 뽑히는 생활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회를 통해 어린 신앙 속에 있는 의왕은혜교회의 모습을 보았고 또 벗어 날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하나님 앞에 감사함이 남았습니다.


취재: 기쁜소식경인 최향화 기자(cgidg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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