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수 목사님께
박목사님께

보내주신 소식, 감사하게 잘 받았읍니다.
집회 등 많은 교회일로 바쁘실텐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니 고맙고 기쁩니다.

저도 이곳에 온 후로 목사님을 비롯해 그동안 만났던 많은 형제자매님들이
보고 싶습니다. 목사님, 김목사님과 함께 연구소앞길에서 차를 세워두고
서로 기도하면서 끝내 저는 눈물을 보였읍니다. 소리내어 기도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을 겁니다. 목사님이 이곳까지 오셔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구나, 가정적으로 힘든 기억들이 스치면서 다분히 인간적인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서 나온 눈물이었읍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보다도, 예수님의
보혈보다도 저의 감정이 더 앞서 있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 강남교회에서 교제를 마치고 대전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목사님과 같이 기도한 기억이 납니다. 이제 저의 감정은 많이 낮아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읍니다. 예수님의 보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보혈은 우리의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당당히 받아들여졌읍니다.
이제 기도함으로 눈물이 난다면 감정이 아닌 감사의 눈물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로 온지 이제 한달 남짓 되었읍니다만 하나님의 많은 역사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곳 연구실에는 콜롬비아, 이탈리아, 남아프리카, 이집트, 잉글랜드, 그리고
한국인까지 6개국의 인종(나쁜말이 아닙니다)이 적나라하게 생활하고
있읍니다. 몇명과 하나님에 대해서 말씀을 간단히 나누곤 합니다. 정확하게
뜻이 전달되지는 못하겠지만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는 긍정적입니다.
하나님을 주제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어딘지요. 그래서 홈페이지에 있는
박목사님의 영문판 책을 일부 카피해서 주었읍니다. 지금 읽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Is God alive in your heart?). 콜롬비아 박사과정여학생이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당신나라는 어떤 말을 쓰는냐고 물었더니 스페니쉬라고
하는게 아닙니까. 그래서 `베사메 무쵸` 라고 했더니 Really? To you?라고
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목사님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어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읍니다. 위의 5개국은 우리선교회가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읍니다. 그래서 영문판카피로 된 말씀을 전달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
합니다.

어제 김목사님의 메일로 소식을 전했읍니다만, 일주일간 학교를 못나왔읍니다.
지난 5일 오후에 집사람의 전화를 받고 집에 가보니 응급한 상황이어서 그길로
병원에 갔읍니다. 입원하고 다음날 저녁에 수술을 받았읍니다. 5년전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읍니다. 그러나 이역만리 타국이지만
저는 이내 하나님을 부를 수 있었읍니다. 응급실에서 부터 수술실로 갈때까지
몰핀 주사로 통증을 달래는 아내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기도를 했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것은 없었읍니다. 그저 주님에게 맡길 뿐이 었읍니다.
병을 주신분도 그분이요 고치실 분도 그분이므로...
저는 마음이 진정되었읍니다. 하나님이 이런 일을 분명히 허락하신 일일진대
왜 우리부부에게 이런 일을 감당하게 하셨을까? 그 답을 찾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읍니다. 제 아내로 하여금 당신 앞에 서도록 하기 위함임을
알 것 같습니다. 그 아픈 중에도 저의 기도를 한번도 거부하지 않았읍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듣습니다. 옆에서 보채던 아이도 기도할때는 조용합니다.
얼마나 큰 변화인지 모릅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가당하지 않았던 이야기입니다.
악성이 아니길 간절히 기도했읍니다. 혹 악성이더라도 제발 구원받고 가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나님은 분명히 역사하셨읍니다. 악성이 아니었고 수술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셨읍니다. 믿음없이 이곳을 왔다면 얼마나 우왕좌왕햇을까?
얼마나 많은 공포와 절망에 빠져있었을까를 생각하니 참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이곳 영국에서도 하나님은 저와 함께 하시는구나.

어제 퇴원을 했읍니다. 회복도 빠르고 이곳 한인교회분들이 음식을 해다 나릅
니다. 지금만큼은 한국에서보다 더 잘 먹습니다. 회복중에 병원에서 물김치를
염원하더니 어제는 한분이 그걸 담아왔읍니다. 복음을 전해야 할 곳이 여기에도
있음을 느낍니다. 구원받지 못했음을 확인했거든요.

지금은 제가 식사를 차립니다.
아내랑 아이 것을 챙겨주고 제 국을 뜨고 있노라면 제가 앉아서 기도할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립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너무 보기 좋습니다.
기도하고나면 아이는 저에게 묻습니다. 예수님이 뭐라고 그래?

아내가 아직은 구원을 못받앗읍니다만 이렇게 우리 가족을 위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볼 때 구원도 곧 받게 하시겠구나 하는 소망을 가집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 하나님은 주시고 싶어서 안달하심을 알 것 같습니다.

이곳 병원은 너무너무 친절한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보호자가 전혀 필요없을
정도로. 거기다가 병원비걱정을 햇읍니다만 단 한푼도 받지 않았읍니다.
사인하나 없이 편할때 퇴원하라고 일러줍니다. 불편하면 더 있으라고.
아내는 그점에 신이납니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기백만원은 들엇을텐데...
오히려 여기와서 발병한게 잘되었다고. 당신도 병날거면 여기서 나라고
귀띰합니다. 옛날 노래중에 `철 없는 아내`가 생각이 납니다. 목사님 이노래
아시죠? 이 모든 것이 그 분으로 인하였음을 아내가 깨닫길 원합니다.

두서 없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집회 잘 마치실 수 있도록 기도드리겠읍니다.
사모님께도 안부전합니다.

혹 전도여행이 이쪽이시라면 꼭 뵙고 싶습니다.

에딘버러에서 윤병욱 형제올림.


Reply 윗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3개월이 지난 글은 덧글 입력이 불가 합니다.
카카오톡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