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마음이 가라앉고 영적 무력감이 계속된다.
또 한해가 다 가는구나.
어떤 분의 떼지 못할 부탁으로 2주간 강습기간을 대신맡아
11명 2복식 수업을 돌보아주었다.
새벽에 일어나 차를 두번 갈아타며 80여리를 통근하였는데
금년들어 몹시도 음산하고
아침에 얼음이 얼고 오전내내 안개 낀날 오전내내 추웠다.
아직 난로도 놓지 않았고 두학년합쳐 11명
단열도 안된 함석지붕 옛날건물이라 차갑고 냉냉했다.
감기에 걸렸다.
가슴에 통증이 오고 기침이 나며 가래가 심하다.
뼈마디도 아프고 근육통이 왔다.
2주간 내내 감기가 풀리지 않는다.
마음도 영도 통증이 있고 가라앉는다.
한해를 돌아본다.
내 일생중 가장 영적인 소망에 부풀어 기대를 가지고
집중했고 힘을 소모한 한해 였는데.....
회의적인 생각이 맴돌며 무력하게 가라앉는다.
기대했든 것 만큼의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
주님이 보여주신 약속은 어느만큼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인가?
나의 일은 끝났는가 보다.
이제 무익한 종은 버려지는가 보다.
영혼도 몸도 피곤해 진것 같다.
건강이 악화되는가?
가족 친척 생각 여러 걱정과 염려가 몰려온다.
잠도 깊이 들지 못하고 머리도 지끈 거린다.
금년 여러일도 어려움도 엄청난 시련도 시험에도 담대하여
흔들림없이 달려왔고 믿음으로 이기고 헤쳐왔는데
과연 얻은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이루어 지고 있는가?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가? 확인해 볼수 없다.
요새들어 교회에서 많이 달라진 간증과 믿음으로 사는 모습들을
보아왔지만 가라앉은 마음은 회복되지 않는다.
바래서 떨어지는 낙옆같은 마음의 메마름이 며칠째 계속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언제나 이런 영적인 무력감 후에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시고
새힘을 주셔서 일어서게 하셨는데.....
내일이 주일인데 할말이 없다.
언제나 말씀을 미리 준비한 적은 없다.
그러나 만족한 말씀을 흘려주셨다.
그런데 내 마음이 낙담하여 무력한데 무슨 말을 할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내 모습이 무척이나 초라해 보였다.
이제 아무 필요없는 무익한 자. 능력을 잃은자.
능력이 떠나간 삼손과 같은 느낌.
니느웨 성에서 하루길을 외친 요나가 성밖의
박넝쿨밑에서 뜨거운 햇빛을 피하다가
박넝쿨이 말라버리니 죽기를 구했든 모습을 생각해 본다.
엘리아가 바알선지자 450인과 대결하여 죽인후
이세벨을 피하여 숨어 죽기를 구하든 모습도 생각해 본다.
예수님을 증거한 세례요한이 감옥에 갖히니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께 여짜오되 오실 그이가 당신 이오니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까"(마11:2-3)
사람은 다 그렇다.
그들도 그랬는데 `하물며 나같은 자야` 라고 위로해 보기도 했다.
누가 나를 위로하며 새힘을 줄수 있겠는가?
찾을 힘도 구할 힘도 없다.
그냥 무력하게 침잠하여 무심히 있었다.
커틴에 드리워진 오후의 밝은 햇살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커틴에 드리워진 밝은 햇살이 참으로 다정하고 따스하고 귀하게
느껴졌다.햇빛을 그렇게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낙심한 내 영혼에 빛이 조용히 비쳐오듯이 마음이 열려진다.
저 빛이 없다면.....
숨쉴수 있는 맑은 바람 공기가 없다면.....
물이 없다면....
푸른 수목과 과일과 곡식이 없다면.....
내가 발디딜 대지가 없다면......
푸른 하늘과 해와달과 별이 없다면.....
태양계와 은하계가 없다면.....
만물을 잡아 질서를 지켜주고 운행하는 법이 없다면.....
미세한 핵과 원자의 세계에서 부터 은하계의 대우주에 이르기까지
말씀의 법으로 지으신 만물과 우주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지어 값없이 주신 선물이 아닌가?
모든 만물은 하나님의 말씀안에 있지 않은가?
모든 자연계는 말씀이 깃들인 영계의 그림자이다.
내 몸도 하나님의 말씀의 법안에서 보존되고 주어진 것이 아닌가?
내 몸도 내 영혼도 하나님이 지어주신 것이 아닌가?
무엇하나 하나님이 주시지 않은 것이 있는가?
내 것이 있는가?
모두가 하나님이 값없이 지어 주신 것이 아닌가?
만물은 하나님으로 부터나와 하나님의 말씀의 법안에 있지
않은가?
내 몸도 영혼도 만물도 하나님의 말씀의 법안에 지켜지고
본존되지 않은가?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이 흙으로 나를 지으시고
햇빛과 물과 공기로 만든 과일과 곡식을 주어 먹게하고
햇빛을 받아 빛안에서 살고 공기를 마시고 물을 마시고
살지 않는가?
하나님이 지어주신 역사의 시간안에 살고 있지 않은가?
내 육체의 몸은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안에서 공급받고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은 계속 되어졌다.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인류역사의 흐름속에서 태어나
하나님이 주신 법과 말씀을 이어 전달받아 지금의 믿음을
이룬것이 아닌가?
나라는 것은 무엇인가?
별개의 나는 독립된 개체로 존재하는 나인가?
나는 하나님이 주신 만유와 별개로 나일 수 있는가?
내 육신의 몸은 하나님이 지으신 만유와 연합된 부분으로서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나와 나 아닌것으로 구별되든 담이 없어짐을 느낀다.
이 느낌은 많은 말로 도 설명할 수 없을 것같다.
그런데 그것이 아주 쉽고 자연스럽게 왔다.
아주 친근하게 하나된 유대안에서 연합된 하나됨을 느낀다.
하나님이 지어주신 햇빛과 물과 공기등을 이렇게 친근하고
감사하게 사랑스럽게 느껴 본적은 없었다.
내 마음에 하나님이 말씀으로 만유를 지으신 법의 품안에서
포근하게 안길수 있는 안식을 느낀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 하시니라"(창1:1)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창2:1)
예수께서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시니라"
(요한19:30)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다 이루어 주시고
또 내 영혼을 위하여 다시 다 이루어 주시었다.
눈을 떠서 믿음으로 바라보고 믿을 때
우리는 다 이루어주신 말씀안에서 안식한다.
주님의 말씀안에서 안식하라.
우리가 말씀을 잡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우리를 보존하신다는
사실을 보게되면
나를 놓고 사랑의 말씀안에서 쉬게 된다.
`나를 놓아라 그러면 모든 것을 얻으리라`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토록 보존하리라"(요한12:25)
다른 말로 한다면
`나를 지키는 자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요
나를 놓아버리는 자는 모든 것을 얻어 보존 되리라`라고
표현 할수 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리스도와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피흘리고 죽어
장사되었으니`
과연 천국에서는 나라는 관념은 사라지고 만유를 지으신 하나님과
주님안에서 하나된 일체감속에서 안식을 누릴 것이다.
나를 놓으면 생명의 성령의 법이 나를 채우고 보존할 것입니다.
*나무로된 통속에 살면서 햇빛 잘드는 곳을 찾아
통를 굴리며 살든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에 대한 글을
중학교때 읽은 것이 인상깊게 남아
"비켜주시요. 당신이 햇빛을 가리고 있소"라는 제목을 붙였다.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이 그에게 와서
"무엇을 원하는가 말하라 내가 들어 주리라"고 말하자
그는
"비켜주시요.당신이 햇빛을 가리고 있소"라고 말했다한다.
그는 `무소유`라는 글을 쓴 법정스님보다 한수 위인것 같다.
디오게네스는 현자인가? 바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