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3일 섣달그믐날은
어머니의 팔순과 저의 59번째 같은 날 생일입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생일에
자신을 닯은 아들을 낳으신 겁니다.
여자가 시집을 갈 때까지
쌀 한섬을 먹지 못했던 산골의 가난한 농촌이라
쌀밥 한 그릇 먹을수 있었던
그 생일이 기다려 졌던 어린시절.
그나마 다음날인 설에 묻혀 버려
없어진 쌀밥을 아쉬워 했었지
어머니 생신이라는 걸 모르고 지냈습니다.
결혼해 철 들고
설 맞아 고향 찾으면
가난했던 지난 아픈 세월이 느껴집니다.
열 일곱 어린 나이 부모없는 장남에 시집 와
모진 풍상 겪으시며 시동생 셋 장가보내고
우리 다섯남매 잘 길려 주셨습니다.
어릴 때는 설에
나이 들어서는 모자(母子)의 서열에 밀려
한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섣달그믐날의 내 생일.
가고 오는 길,
멀고 느려도
언제나 찾아 뵈었던 설날인데
그 소년도 벌써 늙어...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어머니를 뵈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이고 아이같은 마음이 됩니다.
어머니....
당신과 함께 살아 온 세월에 감사합니다.
안양 趙成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