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도소 900번 김기성 형제님의 편지입니다.
13년만의 가족접견 후 교회로 보낸 편지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지금쯤 봄수양회가 잘 진행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5월달 경북 지역 대전도 집회를 위해 몸은 갇혀 있지만 기도로서 이 안에 있는 모든 형제들과 함께 동참하고 있습니다.
저희 공장에는 형제가 네 명 저까지 다섯 명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변질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물론 저도 그렇구요.
박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거북이가 알을 낳으면 백 개가 다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 아니고 그 중에 한 개가 살아 남도 다 죽듯이 우리가 구원을 받은 것이 백명 중에 한 명이 구원 받고 구원 나서도 백 명 중에 한 명이 세움을 입듯이 형제들이 마음을 이끄는 것이 구원 받지 못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동참하고 모임을 위해서 영혼을 위해서 기도해 주는 형제들을 보면 너무나 귀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얼마 전 매일 모임에 나와서 말씀을 듣던 나이드신 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가서 왜 나오시지 않습니까? 물었더니 나는 ○○교회 믿는다. 교회가 맞지 않아서 안 나간다. 했습니다. 우리 형제들은 그 분이 공장에 나온지도 얼마되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그런 마음을 갖지 않았고 더더욱 설치며 우리 모임을 부흥시키고자 열심히 이야기 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마음이 변한 것을 보고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구나 하는 직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분과 함께 생활하는 방에 있는 사람에게 왜 갑자기 예배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물었더니 그러냐 하며 그 문제라면 나에게 맡겨라 내가 책임 지을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에 가서 너 왜 집회 안 나가냐며 다그쳤는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나는 성경 100독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기 때문에 안 나간다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성경을 백 번 읽었지만 백 번 읽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되어 멸망 빠뜨리는 일을 했습니다.
성경을 백 번 읽는데만 치중했지 백 번씩이나 읽으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해 놓았는데 하나님에 마음을 모른다면 무익한 일입니다. 백 번 읽는 것이 자신을 높이는 자랑거리가 되어 영혼을 죽이는 일을 했습니다.
저희 공장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 안전 수칙을 매일 외웁니다. 매일매일 외우기 때문에 눈 감고도 알고 있지만 실지 작업 시간에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기계 작업을 할 때 장갑을 끼고 일할 때가 있고 잡담할 때가 있고 지정된 장소를 벗어 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안전수칙을 매일 외우는 것을 일할 때 주의하라는 것인데 실지 작업을 할 때 지키지 않는다면 그 동안 외운 것이 소용없게 됩니다. 매일 수칙을 외우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늘 외우다 보니까 외우라고 하니까 안전수칙 외우는 것이 의무적 일과가 되었지 작업시 다치지 않게 조심하게 하는 일을 못했습니다. 진짜 목적에서 벗어나 외우는 것이 목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제가 그랬습니다. 성경을 읽고 외우는데만 그쳤지 하나님에 마음을 발견하고 믿음으로 부딪치며 실지 체험까지 못했고 이론만 있습니다.
매일 말씀은 전하게 되니까 이론과 형식적으로 가르치면서 나 자신은 정작 가르침대로 믿음으로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흔들리는 형편을 보지 말고 약속을 보자고 가르치지만 정작 자신은 형편을 보고 절망하고 자신의 정죄 속에 헤맬 때가 있습니다. 내 눈에 들보를 빼지 않고 남에 눈에 들보를 뺄려고 하는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얼마 전 13년만에 가족 접견을 했습니다. 누나와 매형 친구들이 찾아 왔었는데 한참 즐겁게 이야기 나누다가 저희 누님에게 우리 교회 좀 찾아가라고 했는데 니가 믿는 교회는 이단이다 박옥수 목사님은 영생교 사람을 많이 자살하게 한 나쁜 사람이다 점점 즐거?던 분위기가 무겁게 변해 마음이 상해 버리고 형제가 아니고 그때는 원수같이 입에 거품을 물고 대들
었습니다. 세상에서 내가 가야 할 곳은 교회와 종, 형제 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 돌려야 했습니다.
그렇게도 가슴 설레이고 마음 조이며 기다렸던 그 시간이었는데 오히려 괴로움과 슬픔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이 선으로 봐주실 나들을 기대하며 살 것입니다. 마지막 주 수요일 날 종을 만나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됩니다.
그 때 뵙겠습니다.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안녕히 계십시오
김기성 형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