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톨릭계 “너의 죄를 사하노라”?대도시 교회 중심 면죄부 발급 열풍… 종교계 논란20090210004388미국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 ‘면죄부 받기’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워싱턴과 피츠버그, 포트랜드, 오클라호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면죄부 발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자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뉴욕 브루클린교구 같은 곳은 웹사이트에 교구 내 면죄부 발급 교회와 절차를 공고하고 있다. 고해성사와 성찬식을 치른 뒤 교황을 위한 기도와 죄의 절연 의지를 보인 신자라면 누구나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
가톨릭 교리에 따르면 고해성사를 통해 죄 사함을 받은 신자라도 사후에 곧바로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과 천국의 중간에 있는 연옥에 머물러야 하는데, 면죄부는 이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면죄부를 돈 주고 살 수는 없다. 1517년 교황이 면죄부를 판매하다 마르틴 루터 목사 등의 종교개혁운동을 촉발한 탓에 가톨릭 교회는 1567년 면죄부 판매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2000년 당시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새천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주교들에게 면죄부 발급 권한을 준 적은 있으나, 면죄부 열풍은 베네딕토 16세 현 교황 체제에서 불붙기 시작했다. 베네딕토 교황은 지난 3년 동안 연례 행사의 일환으로 9차례에 걸쳐 소속 가톨릭 교회에 면죄부 발급 권한을 부여했다.
종교계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브루클린 주교인 니콜라스 디마지오는“이 세상이 죄로 가득한데 왜 우리가 면죄부 발급 전통을 되살려서는 안 되느냐”며 면죄부 발급을 적극 옹호했다. 하지만 루터파 목사인 마이클 루트는 “신의 축복과 죄 사함은 전적으로 주어진 것이지, 인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면서 면죄부 발급에 반대했다.
조남규 기자
coolman@segye.com
기사입력 2009.02.10 (화) 19:47, 최종수정 2009.02.11 (수)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