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가을부터 봄, 그리고...
코끝이 시려오는 시월의 뜰엔
자그마한 목련 한 그루가 앙상히 서 있습니다.
태양을 가리이는 뭉게구름은
움직이지 아니하고 여전히 머무릅니다.
목련은 떨며 마지막 잎사귀를 떨어냅니다.
코끝이 아려오는 겨울의 뜰엔
자그마한 목련 한 그루가 앙상히 서 있습니다.
태양을 가리었던 뭉게구름은
부는 바람에 실려 지평선에 걸렸습니다.
바람이 흘러가고 햇빛이 비추이면
목련은 조금씩 자라납니다.
바람 쏘여 먼지를 털고나서
햇빛 받아 온기를 머금으면
봄이 오면, 흰 꽃이 필 것입니다.
포도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꿈을 꾼 목련의 가지엔 벌써 봉우리가 맺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