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식이의 믿음(창작동화)수정
올식이의 믿음

새들이 노래하고 나비들이 춤추는 꿈결처럼 아름다운 어느 깊은 숲속에 작은 옹달샘이 하나 있습니다.
옹달샘 속에는 올챙이 열두 형제가 엄마아빠개구리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빠개구리를 닮아 눈이 제일 큰 열한 번째 올챙이인 올식이는 아빠개구리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러기에 올식이는 다른 형제올챙이들에게 늘 따돌림을 받았습니다.
올식이는 다른 형제올챙이들보다 지혜가 많아 생각하는 것이 남달랐습니다.
그날도 엄마아빠개구리는 아침 일찍, 먹이를 구하러 어디론가 가버리고 옹달샘 속에는 올챙이 열두 형제만 남아 있었습니다.
올식이는 엄마아빠개구리와 자기가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올식이는 생각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엄마아빠는 다리가 있어 어디든지 갈수 있는데 왜 난 다리가 없을까? 이 꼬리는 또 뭐야!’
올식이는 형올챙이들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형님들! 형님들!”
“왜?”
“또 뭐가 궁금한데?”
형올챙이들은 모두 귀찮아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올식이는 기가 죽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조심조심 물어보았습니다.
“저....... 엄마아빠는 다리가 있는데 우리는 왜 다리가 없고 꼬리만 달려있을까요?”
형올챙이들은 한 결 같이 올식이를 비웃으며 조롱하였습니다.
“미친놈!”
“이 바보야! 엄마아빠는 엄마아빠니까 그렇겠지?”
“별꼴이야!”
형올챙이들은 꼬리로 저마다 올식이 머리에 꿀밤을 주었습니다.
올식이는 눈물이 핑 돌았지만 꾹 참고 말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속만 상한 꼴이 되었고 마음이 더 어려워진 올식이는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더해갔습니다.
올식이는 아빠개구리처럼 개구리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식이는 점점 깊은 생각 속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엄마아빠는 친엄마아빠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모습의 진짜 엄마아빠가 세상 어딘가에 따로 있을 거야’
올식이는 슬퍼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아빠개구리가 먹이를 입에 가득물고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기뻐하며 맛있게 먹었지만 올식이는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올식아 어디 아프니?”
엄마개구리가 올식이를 보고 걱정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니요”
올식이는 힘이 하나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그럼 왜 안 먹어?”
엄마개구리는 애처롭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저....... 아무것도 아니예요.”
올식이는 마음이 답답해 속 시원히 다 말해버리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었습니다.
아빠개구리는 올식이에게 가까이 다가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올식아 머뭇거리지 말고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해봐!”
올식이는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았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말을 꺼내었습니다.
“엄마, 아빤 다리가 있는데........?”
“하하하!”
아빠개구리는 한참을 웃더니 올식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엄마아빠가 친엄마아빠가 아닐 것이라고까지 생각했겠구만?”
“예........”
올식이는 심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빠개구리는 모든 가족을 불러모아놓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빠가 어렸을 적에도 올식이와 똑 같은 생각을 했었지. 너희들 할아버지께서는 이 아빠에게 모든 것을 말씀해주셨단다.”
아빠개구리는 추억 속에 젓는 듯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믿음이 없는 마음을 품고 있는 것도 악하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막연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도 악한 것이란다. 막연한 생각도 믿음이 없는 마음이기 때문이란다. 너희들 몸속엔 이미 다리가 있단다. 때가 이르면 다리가 나오고 그 꼬리가 사라진단다. 너희 몸속은 거듭났으나 그것을 볼만한 마음의 눈이 어둡기 때문이란다. 눈으로만 보려하지 말고 눈을 감고 마음의 눈을 떠봐! 눈으로 볼 수 없는 그것을 마음으로는 볼 수 있단다.”
올식이는 아빠개구리의 말을 들으면서 불신의 생각을 버리고 눈을 살며시 감아 보았습니다. 아빠개구리의 마음을 흘러 받아 마음의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아빠개구리의 마음을 흘러 받아 아빠개구리의 마음으로 보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을 올식이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에서 이미 개구리가 된 올식이는 이름을 굴식이라고 바꾸었습니다.
얼굴이 등불처럼 환해진 굴식이는 몸이 간지러운 것을 느끼며 무척 행복한 마음입니다.




Reply 윗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3개월이 지난 글은 덧글 입력이 불가 합니다.
카카오톡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