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ens & Novel Bookstore / 2003년 4월 10일 목요일
사전이 하나 필요했다. 오후쯤 되어서 서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 있어서, 물어서 찾아가기로 했다. 길거리에는 거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걷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어느 주유소에 가서 가까운 서점이 어딨는지 물어봤다. 어디어디로 가라는 걸 대충 듣고 30분 쯤 걸었다. `Barens & Novel Bookstore` 제법 큰 서점이었다.
한 시간 반 정도 서점에서 구경 한 것 같다. 책갈피들이 진열돼 있는 곳을 봤는데, 그 중 하나를 봤다. 금속으로 된 작은 건데, 글귀가 쓰여 있었다. `세상에 빛을 전하는 방법은 두 가지 있는데 - 하나는 당신이 촛불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빛을 반사하는 거울이 되는 것입니다.` (There are two ways of spreading light: to be the candle or the mirror that reflects it. - Edith Wharton) 글귀가 내 마음을 참 끌었다. 그걸 샀다.
어느 진열장에 좋아보이는 책이 하나 있는데, 표지가 손상되어 있었다. 그걸 들고 점원에게 가 물어봤다. `이 책이 표지가 이런데, 같은 책이 이것 말고 없나요?` 나는 점원이 굉장히 미안해할 줄 알았다. 미국이니까. `그것밖에 없습니다.` 하고 빠르게 이야기했다. (뭐 그것밖에 없으면 됐지 화를 내냐..) 속으로 그러고는 그냥 나왔다. 서점에는 한쪽에 커피숍 처럼 꾸며져 있었고 자유롭게 거기 앉아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걸 봤다. 한국과 달랐다.
`세상에 빛을 전하는 방법은 두 가지 있는데 - 하나는 당신이 촛불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빛을 반사하는 거울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복음을 위해서 미국에 왔다. 하나님의 뜻으로 왔다. 한 해동안 여기에 있으면서 그분 뜻에 합당한 한 해를 보내길 다만 내 맘에서 바란다. 나는 빛을 전하러 미국에, 시카고에 왔다. 그러나 난 촛불은 아니다. 나는 박 목사님이나 한국 교회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서, 그대로 전하는 거울이 되기로 했다.
(최지웅 단기선교사의 일기 중에서, 단기선교클럽 club.goodnews.or.kr/?stmission)